호스팅업계 `이중고`

2003-04-28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 웹 호스팅 및 서버 호스팅 업계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요금인상과 저가 출혈경쟁의 심화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웹호스팅협회와 몇몇 업체들을 중심으로 부실기업 처리를 원활히 하기 위한 구조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저가 출혈경쟁을 줄이고 관련 업체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저가격 고시제, 품질인증제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웹호스팅협회 이인우 회장은 "호스팅 업체간 만성적인 출혈경쟁에다 최근에는 IDC약관제 시행으로 원가 상승요인까지 악재로 가세하면서 업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IDC약관제와 비슷한 성격의 최저가격고시제나 품질인증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호스팅업계 이중고 = 3월부터 IDC 약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IDC 센터를 임대 사용하고 있는 호스팅업체들은 원가부담이 10∼20% 상승했다고 지적한다.

IDC업체들이 정통부에 제시한 약관금액이 당초에 계약을 맺었을 때와 비교해 작게는 20%, 심하게는 50% 이상 상승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IDC 업체와 추가계약을 맺어야 하는 시점에서는 호스팅 업체 모두 추가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3000여개의 호스팅 업체가 난립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출혈경쟁은 올해 들어서도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월 500원, 5000원의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고, 사업성이 떨어진 영세업체들은 고객도 모르게 인터넷 접속을 끊은 채 다시 다른 이름으로 버젓이 호스팅 사업을 전개, 호스팅 업계 전체의 신뢰성을 떨어 뜨리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형 IDC업체들이 매니지드 호스팅, 서버 호스팅 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중소 호스팅 업체들의 사업영역까지 잠식하고 나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최저가격고시제, 품질인증제 도입 시급 = 원가상승, 저가 출혈경쟁의 심화 등으로 호스팅업계의 경영여건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 논의와 출혈경쟁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웹호스팅협회측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호스팅기업들이 무리한 가격정책을 쓰다 소리소문없이 인터넷 서비스를 끊고 도주하는 사례를 막기위해 영세 업체들이 협회에 사업정리 및 M&A를 의뢰하고 메이저 업체들과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업체간 최저가격을 사전에 고시토록 하고 업계 차원에서 하한선을 책정하는 최저가격 고시제 도입을 추진키로 하고 업계의 의견을 모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호스팅 서비스의 품질등급에 따라 가격 등을 정량화, 차등화 할 수 있는 품질인증제 도입도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품질인증제도는 웹호스팅협회와 정보통신부가 지난해부터 원칙에 동의하고 제도도입을 추진했지만, 관련 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차질을 빚고 있다.

최경섭기자